top of page
이미지 제공: Ravi Pinisetti

COLUMN

나성인 교무의 마음공부 이야기

마음 일기




마음공부의 가장 기본은 우리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일들 속에서 부단하게 자신의 인격을 닦아가는 공부입니다. 이는‘경계를 따라 일어나는 마음을 멈추고, 원래 요란하지도 않으며 어리석음도 그름도 없는 본래마음을 되찾아가는 공부’로서 마음공부의 가장 기본적이며 필수적인 영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일기를 쓰는 것은 예쁘고 밉고 좋고 나쁘고 하는 분별의 마음을 참마음이 아닌 것으로 보고, 허공처럼 텅 빈 마음이 참마음이라 하고 찾아가는 마음공부입니다. 이 공부는 시간과 장소, 환경과 처지, 어른 아이에 관계없이 누구나 할 수 있는 공부입니다.

여기 두 편의 마음일기를 소개합니다.

마음이 마음을 보았더니

글. 변형덕, 원불교 금정교당(한국)

나는 7살 외손녀를 키우는 할머니다. 아이와 내가 61년이라는 나이 차이로 매일 부대끼다 보면 서로를 이해하기가 그리 녹록하진 않다. 요즘의 육아는 옛날과 달라 힘든 것이 분명한 듯하다.

엊그제의 일이다. 코로나 19 확진자 수가 증가하며 그 여파가 유치원까지 닿아 요즘 비대면 수업을 하루 2회 하고 있다. 딸이 가르쳐 준 대로 입력하여 프로그램에 접속은 했는데, 뭔가 오류가 생겼는지 손녀가 원하는 화면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자 손녀는 수업을 들으려 하지 않고 울음을 참고 있었다. “그깟 일로 우느냐”고 말하려다 아이를 보니 얼굴에 속상함이 묻어있다. “아이고 마음이 상했구나. 할머니가 잘 몰라서 안들어가지니, 속이 많이 상했구나” 했더니 와락 안기면서 울음을 터트린다.

“미안해. 할머니가 잘 몰라서 그렇게 됐어. 오후에 엄마에게 물어서 제대로 하자” 했는데 오후 수업도 거부한다. 예전엔 ‘내가 이렇게 다독이며 미안하다고 하는데도 안 하려든다’라고 한소리를 더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 보려고 노력하니, 커다랗게 속상한 마음을 발견했다. 내 마음이 손녀의 마음을 보지 않으려 했다면 아마도 잔소리와 훈계를 하며, 서로 상처만 남았을 것이다. 점심을 먹고 차분하게 접속해보니 제대로 된다. 그제야 손녀의 얼굴에 웃음이 물든다. 편안한 마음으로 수업을 잘 들은 하루. 마음이 마음을 보아준 덕분이다. (일기 1)

엄마 ! 고마워요 !

글. 최준서, 평산초등학교 3(한국)

어느 날 다리가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큰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 병원에 도착하고 여러 가지 검사를 하니 5시간이 훌쩍 흘렀다. 그런데 의사선생님께서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셨다.

나는 수술의 무서움보다 물만 먹어야 한다는 말에 더 괴로웠다. 마취를 하고 선생님께서 100부터 거꾸로 숫자를 세라고 하셨다. 100, 99, 98.... 1초 정도 흐른 것 같은데 엄마가 나를 깨웠다. 엄마는 내 수술이 8시간 정도 걸렸다고 했다. 다리 수술 후 베개를 다리에 끼고 A자로 고정시켰다. 며칠 후 깁스를 했다. 너무 불편했다. 이제 휠체어를 탈 수 있나 했는데 다리가 들어가지 않았다.

평소 나는 내 다리에 대해 감사함을 못 느꼈는데 깁스를 한 후 잘 걷지 못하니 그 전 생활이 너무 그리웠다. 이후 겨우 휠체어를 탈 수 있어 너무 행복했다. 휠체어 타는 게 이렇게 감사한 일이었다니.

집에 가서 그동안 제일 먹고 싶었던 치킨을 엄마가 시켜주셨다. 엄마는 수술 전부터 수술 후까지 내 옆에서 나를 보살펴주셨다. 나는 다 커서 이제 엄마의 도움을 안 받아도 된다고 생각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다리 수술로 인해 다시 엄마의 보살핌을 받게 되어서 엄마한테 너무 감사했다.

맛있는 음식 많이 먹고 얼른 나아서 엄마 일을 도와드리고 싶다. (일기 2)

원불교를 창시한 소태산대종사는 “모든 학술을 공부하되 쓰는 데에 들어가서는 끊임이 있으나, 마음 작용하는 공부를 하여 놓으면 일분 일각도 끊임이 없이 활용되나니, 그러므로 마음공부는 모든 공부의 근본이 된다”고 하여 마음공부가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인간완성을 이끄는 핵심적 공부임을 강조하였습니다.

7/1/2022

나성인 교무, 휴스턴 교당

코리아월드 칼럼





조회수 16회
bottom of page